Program Introduction

점과 선 시즌 2-5: 사랑의 결실

4막 1장 오베론과 티타니아의 화해 joseph noel paton the reconciliation of oberon and titania 1847
“모두 영원히 진실하게 사랑하라” (5막 2장 – 오베론)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 C단조, Op. 30 No. 2

Ludwig van Beethoven(1770-1827): Violin Sonata No. 7 in C minor, Op. 30 No. 2 (26 mins. / 1801-1802 / dedicated to Tsar Alexander I of Russia)

I. Allegro con brio (C minor)
II. Adagio cantabile (A flat major)
III. Scherzo. Allegro – Trio (C major)
IV. Finale. Allegro (C minor)

작품 번호 30의 바이올린 소나타 세 곡은 1803년에 “바이올린 반주가 있는 세 개의 피아노 소나타”란 제목으로 출판됐다. 악기에 대한 당시의 관념이 반영된 표현이었다. C단조 소나타의 네 개 악장은 모두 피아노 솔로로 시작하며 주제의 제시도 피아노가 담당한다. 그렇다고 해서 제목처럼 바이올린이 부수적인 역할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피아노란 악기가 드라마틱한 힘으로 음악을 밀고 나갈 때 바이올린은 서정적인 소리로 그 힘을 보듬어 안는 구조이다.

작곡 당시 베토벤은 점점 더 심해지는 청각 장애로 고통받고 있었다. 장애에 대한 베토벤의 음악적 대응은 고유성을 강조하며 혁신과 창조를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로 중기 베토벤의 중량감 넘치는 여러 역작이 나왔다. 교향곡은 물론 실내악 작품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성은 두드러져 강한 힘을 느끼게 한다. 이는 동시에 베토벤이 던지는 영적 질문 내지 그가 걸어갔던 정신적 여정으로도 다가온다.

 

30대 시절의 베토벤
베토벤 소나타 7번을 헌정받은 알렉산더 1세 Alexander I of Russia by G. Dawe (1826, Peterhof)

이 소나타는 베토벤 중기의 정점에 있는 작품으로 곡이 갖고 있는 추진력은 그가 지향했던 ‘교향적 이상’을 보여준다. 1악장은 서로 대비되는 조성과 주제를 등장시켜 갈등을 고조시키고 조화로운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이 소나타 형식에 담겨있다. 정교한 움직임으로 부드럽게 시작하여 거의 모든 단계에서 거친 대조를 이루다가 분노를 토하며 끝난다. 따뜻한 노래와도 같은 2악장은 이 소나타와 별도로 쓰여졌던 G장조의 스케치를 이 소나타에 포함하면서 조성이 바뀌었다. 3악장 스케르초는 1악장의 C단조와 대조를 이루며 폭발하다가 트리오로 마무리된다.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주장이 있어 다소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전기작가 안톤 쉰들러에 따르면 다른 악장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3악장 넣은 것을 베토벤이 후회했다고 한다.

마지막 악장은 또 다른 격동의 장이다. 작은 여러 부분들이 1악장과의 연계 속에 대조를 이룬다. 이 당시 베토벤의 스타일로 자리 잡아 가던 것 중 하나는 세밀한 부분에 가능한 많은 함의를 부여하고 이를 곡 전체로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이 경이로운 악장은 베토벤 음악이 고도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전 악장의 모든 것들로부터 누적된 힘과 의미가 이 악장의 마디 마디를 통해 끌려 나와 폭풍우처럼 몰아친다.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César-Auguste Jean-Guillaume Hubert Franck(1822-1890): Violin Sonata in A major CFF 123, FWV 8 (28 mins. / 1886 / dedicated to Eugène Ysaÿe)

I. Allegretto ben moderato (A major)
II. Allegro (D minor)
III. Recitativo-Fantasia. Ben moderato – Molto lento (ends in F sharp minor)
IV. Allegretto poco mosso (A major)

만년의 프랑크 César Franck

작곡가 프랑크를 유명하게 한 곡 중 하나이고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쓰인 최고의 소타나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가 높이 평가했던 고전주의 전통과 풍성한 벨기에-프랑스의 음악 언어가 결합된 걸작이다. 작곡가가 63세였을 당시 28세였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의 결혼 축하 선물로 쓰여졌다. 기록에 따르면 이보다 28년 전인 1858년에 코지마 폰 뷜로에게 바이올린 소나타를 써주겠다고 약속했다 하는데 이 약속이 지켜졌다는 증거는 없고 결국 이자이에게 준 이 작품으로 완성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프랑크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자이는 짧은 리허설을 마치고 결혼식에서 이 곡을 직접 연주했다고 한다.

대중 초연은 그 해 12월에 브뤼셀 근대 미술관에서 열렸다. 오후 3시에 시작한 긴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이 이 소나타였는데 곡이 연주될 즈음에는 해가 저물기 시작해 미술관 내부가 어두컴컴했으나 미술관 측은 조명 켜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덕분에 암보로 연주하게 됐는데 1악장의 빠르기가 작곡가가 지정한 것보다 빨랐다고 아르망 빠랑이란 바이올리니스트가 프랑크에게 일렀던 모양이다. 여기에 대해 프랑크는 이자이가 옳은 결정을 했으며 앞으로는 “이자이의 방식대로 이 곡이 연주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이자이는 이후로 그의 삶이 다 할 때까지 이 곡을 연주했고 덕분에 사람들은 프랑크를 주요한 작곡가로 인식하게 됐다. 이 소나타는 다른 작품과 비교해 피아노 파트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아주 큰 손을 가졌던 프랑크는 본인 기준에서 별 문제 없지만 대부분의 피아니스트에게는 당혹스러울 정도의 확장된 도약을 악보에 써넣었다. 특히 2악장에서 이 ‘문제’가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본질적으로 순환을 이룬다. 모든 악장이 공통된 주제의 끈을 붙잡고 있다. 한 악장의 주제는 후속 악장에 변형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 프랑크는 코지마 폰 뷜로우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친구였던 프란츠 리스트로부터 이 테크닉을 배워 적용했다. 프랑크의 제자였던 뱅상 댕디는 “소나타 형식을 바탕으로 순환적으로 주제를 사용한 처음이자 가장 순수한 형태의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이 소나타가 “진정한 음악적 기념비”라고 평했다.

느리고 빠른 악장이 번갈아 나타난다. 1악장은 애초에 작곡가가 상당히 느린 전개를 의도했지만 좀 더 빠른 템포를 원했던 이자이 덕분에 오늘날과 같은 알레그레토가 되었다. 종종 격동의 2악장이 이 소나타의 진정한 도입 악장으로 여겨진다. 이 경우 알레그레토 벤 모데라토의 1악장은 긴 도입부로 간주된다. 3악장은 본질에 있어 즉흥적이며 구조와 표현에 있어 모두 자유롭다. 4악장의 주요 선율은 두 악기가 차례로 이어받는 카논 형식으로 나타난다. 론도의 방식으로 주제가 재현, 반복되면서 영웅적 비상을 하며 곡이 마무리된다. 19세기와 20세기 프랑스 작곡가에 대한 연구로 저명한 저술가 제임스 하딩은 이 악장이야말로 “풍성하며 아름답게 조탁한 비율 위에 간결하면서도 장엄하며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내는 카논 작법이 적용된 매우 훌륭한 예”라고 극찬했다.

written by Pete Song

(주)피트뮤직 petemusic.org

Program Introduction

점과 선 시즌 2-5: 사랑의 결실

4막 1장 오베론과 티타니아의 화해 joseph noel paton the reconciliation of oberon and titania 1847
“모두 영원히 진실하게 사랑하라” (5막 2장 – 오베론)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 C단조, Op. 30 No. 2

Ludwig van Beethoven(1770-1827): Violin Sonata No. 7 in C minor, Op. 30 No. 2 (26 mins. / 1801-1802 / dedicated to Tsar Alexander I of Russia)

I. Allegro con brio (C minor)
II. Adagio cantabile (A flat major)
III. Scherzo. Allegro – Trio (C major)
IV. Finale. Allegro (C minor)

30대 시절의 베토벤

작품 번호 30의 바이올린 소나타 세 곡은 1803년에 “바이올린 반주가 있는 세 개의 피아노 소나타”란 제목으로 출판됐다. 악기에 대한 당시의 관념이 반영된 표현이었다. C단조 소나타의 네 개 악장은 모두 피아노 솔로로 시작하며 주제의 제시도 피아노가 담당한다. 그렇다고 해서 제목처럼 바이올린이 부수적인 역할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피아노란 악기가 드라마틱한 힘으로 음악을 밀고 나갈 때 바이올린은 서정적인 소리로 그 힘을 보듬어 안는 구조이다.

작곡 당시 베토벤은 점점 더 심해지는 청각 장애로 고통받고 있었다. 장애에 대한 베토벤의 음악적 대응은 고유성을 강조하며 혁신과 창조를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로 중기 베토벤의 중량감 넘치는 여러 역작이 나왔다. 교향곡은 물론 실내악 작품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성은 두드러져 강한 힘을 느끼게 한다. 이는 동시에 베토벤이 던지는 영적 질문 내지 그가 걸어갔던 정신적 여정으로도 다가온다.

베토벤 소나타 7번을 헌정받은 알렉산더 1세 Alexander I of Russia by G. Dawe (1826, Peterhof)

이 소나타는 베토벤 중기의 정점에 있는 작품으로 곡이 갖고 있는 추진력은 그가 지향했던 ‘교향적 이상’을 보여준다. 1악장은 서로 대비되는 조성과 주제를 등장시켜 갈등을 고조시키고 조화로운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이 소나타 형식에 담겨있다. 정교한 움직임으로 부드럽게 시작하여 거의 모든 단계에서 거친 대조를 이루다가 분노를 토하며 끝난다. 따뜻한 노래와도 같은 2악장은 이 소나타와 별도로 쓰여졌던 G장조의 스케치를 이 소나타에 포함하면서 조성이 바뀌었다. 3악장 스케르초는 1악장의 C단조와 대조를 이루며 폭발하다가 트리오로 마무리된다.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주장이 있어 다소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전기작가 안톤 쉰들러에 따르면 다른 악장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3악장 넣은 것을 베토벤이 후회했다고 한다.

마지막 악장은 또 다른 격동의 장이다. 작은 여러 부분들이 1악장과의 연계 속에 대조를 이룬다. 이 당시 베토벤의 스타일로 자리 잡아 가던 것 중 하나는 세밀한 부분에 가능한 많은 함의를 부여하고 이를 곡 전체로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이 경이로운 악장은 베토벤 음악이 고도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전 악장의 모든 것들로부터 누적된 힘과 의미가 이 악장의 마디 마디를 통해 끌려 나와 폭풍우처럼 몰아친다.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César-Auguste Jean-Guillaume Hubert Franck(1822-1890): Violin Sonata in A major CFF 123, FWV 8 (28 mins. / 1886 / dedicated to Eugène Ysaÿe)

I. Allegretto ben moderato (A major)
II. Allegro (D minor)
III. Recitativo-Fantasia. Ben moderato – Molto lento (ends in F sharp minor)
IV. Allegretto poco mosso (A major)

작곡가 프랑크를 유명하게 한 곡 중 하나이고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쓰인 최고의 소타나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가 높이 평가했던 고전주의 전통과 풍성한 벨기에-프랑스의 음악 언어가 결합된 걸작이다. 작곡가가 63세였을 당시 28세였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의 결혼 축하 선물로 쓰여졌다. 기록에 따르면 이보다 28년 전인 1858년에 코지마 폰 뷜로에게 바이올린 소나타를 써주겠다고 약속했다 하는데 이 약속이 지켜졌다는 증거는 없고 결국 이자이에게 준 이 작품으로 완성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프랑크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자이는 짧은 리허설을 마치고 결혼식에서 이 곡을 직접 연주했다고 한다.

대중 초연은 그 해 12월에 브뤼셀 근대 미술관에서 열렸다. 오후 3시에 시작한 긴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이 이 소나타였는데 곡이 연주될 즈음에는 해가 저물기 시작해 미술관 내부가 어두컴컴했으나 미술관 측은 조명 켜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덕분에 암보로 연주하게 됐는데 1악장의 빠르기가 작곡가가 지정한 것보다 빨랐다고 아르망 빠랑이란 바이올리니스트가 프랑크에게 일렀던 모양이다. 여기에 대해 프랑크는 이자이가 옳은 결정을 했으며 앞으로는 “이자이의 방식대로 이 곡이 연주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만년의 프랑크 César Franck

이자이는 이후로 그의 삶이 다 할 때까지 이 곡을 연주했고 덕분에 사람들은 프랑크를 주요한 작곡가로 인식하게 됐다. 이 소나타는 다른 작품과 비교해 피아노 파트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아주 큰 손을 가졌던 프랑크는 본인 기준에서 별 문제 없지만 대부분의 피아니스트에게는 당혹스러울 정도의 확장된 도약을 악보에 써넣었다. 특히 2악장에서 이 ‘문제’가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본질적으로 순환을 이룬다. 모든 악장이 공통된 주제의 끈을 붙잡고 있다. 한 악장의 주제는 후속 악장에 변형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 프랑크는 코지마 폰 뷜로우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친구였던 프란츠 리스트로부터 이 테크닉을 배워 적용했다. 프랑크의 제자였던 뱅상 댕디는 “소나타 형식을 바탕으로 순환적으로 주제를 사용한 처음이자 가장 순수한 형태의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이 소나타가 “진정한 음악적 기념비”라고 평했다.

느리고 빠른 악장이 번갈아 나타난다. 1악장은 애초에 작곡가가 상당히 느린 전개를 의도했지만 좀 더 빠른 템포를 원했던 이자이 덕분에 오늘날과 같은 알레그레토가 되었다. 종종 격동의 2악장이 이 소나타의 진정한 도입 악장으로 여겨진다. 이 경우 알레그레토 벤 모데라토의 1악장은 긴 도입부로 간주된다. 3악장은 본질에 있어 즉흥적이며 구조와 표현에 있어 모두 자유롭다. 4악장의 주요 선율은 두 악기가 차례로 이어받는 카논 형식으로 나타난다. 론도의 방식으로 주제가 재현, 반복되면서 영웅적 비상을 하며 곡이 마무리된다. 19세기와 20세기 프랑스 작곡가에 대한 연구로 저명한 저술가 제임스 하딩은 이 악장이야말로 “풍성하며 아름답게 조탁한 비율 위에 간결하면서도 장엄하며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내는 카논 작법이 적용된 매우 훌륭한 예”라고 극찬했다.

written by Pete Song

(주)피트뮤직 petemusic.org